역사 속 여인들 … 최고 미인은?
[부산일보 2006-07-10 14:12]
성산월·황진이·수로부인·명성황후·선덕여왕…
옛날 여인들은 살림만 했을까? 이렇게 생각하는 것은 지극히 오산이다. 남성 위주의 시각에서 고찰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보수적인 조선시대에도 여자들은 성적(成赤)이라는 화장을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자세한 기록이 남아있지 않아 당시에 어떻게 화장을 했는지 알 길은 없다.'한국역사의 미인'(이수광/영림카디널/1만2천원)은 일단 역사 속의 미인대회 형식을 취해 호기심과 함께 다소 가볍다는 느낌을 준다. 우리 역사에서 누가 가장 미인일까?
어우야담에는 기생 성산월이 비를 피하려고 밤중에 민가의 문을 두드렸는데 글을 읽던 선비가 너무나 아름다운 성산월을 요괴로 오인하는 일화를 적고 있다.
조선시대 미인에 대한 최고의 찬사는 "이 세상 사람 같지 않다"는 표현. 문집에 남아있는 기록에 따르면 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미인으로는 단연 황진이가 꼽힌다. 황진이가 머문 곳에는 사흘 동안 향기가 머물렀다는 기록까지 있다. 황진이는 의외로 화장도 화려하지 않고 옷차림 또한 수수했다. 아니 수수한 정도가 아니라 기생의 신분으로 가끔 다 떨어진 옷을 입고 잔칫집에 나타나 다른 기생들을 놀라게 했다. 최고의 여류 예술가다운 기행이라고 할까.
미의 여신 아프로디테는 여러 신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우리 역사 속의 아프로디테라면 수로부인이다. 수로부인은 뛰어난 미모로 인해 용왕에게 납치되는 등 아프로디테와 막상막하의 수준이다.
이 책은 외모로만 사랑을 받은 미인을 모아둔 것은 아니다. 권력을 가지고 업적을 남긴 여성,예술적으로 뛰어났던 여성,현모양처형의 여성들을 차례로 소개한다. 당당한 아름다움으로 시대를 이끈 미인으로는 명성황후 민자영이 꼽힌다. 명성황후를 직접 알현한 영국의 여행가 비숍 여사는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그녀는 섬세하면서도 유능한 외교관이었고,조선에 이익이 되는 것을 위해 몸을 바치고 있었다."
우리 역사상 주몽의 두 번째 부인 소서노처럼 베일에 싸인 채 문학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사람도 드물다. 하지만 최근 한 방송국에 의해 드라마화되기 전에 그녀를 기억하는 사람은 드물었다. 고구려를 개국한 공로는 남편이었던 주몽에게,백제를 창업한 공은 아들 온조에게 돌아갔다. 두 나라를 건국한 소서노는 민족의 성모와 같은 존재였다. 고려 여인으로 중국 원의 황후가 된 기황후,신라의 선덕여왕도 당당한 여장부 미인들로 손꼽힌다.
이 책을 통해 당시 여인들의 생활상도 알 수 있다. 여러 곳에서 출토된 유물을 통해 신라 여인들은 귀걸이,목걸이,반지,팔찌는 물론이고 심지어 발찌까지 한 사실이 드러나 놀라움을 주고 있다. 벽화에서 보여지는 고구려 여인은 화장이 진하고 요염하다. 고려시대에도 당사자들이 합의하면 이혼이 가능했다.
조선시대의 미인들에 대한 기록이 거의 남아있지 않다. 유교문화를 받아들이면서 색,미인을 가까이하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조선시대에는 아름답다는 이유만으로 시집에서 소박을 맞고 쫓겨난 여자까지 있을 정도였다.
미의 기준은 늘상 변한다. 요즘들어 키가 크고 늘씬한 미녀들이 각광 받지만 전통적으로 작고 아담한 체격의 여인이 미인이었다. 미인 타령을 하던 저자도 결국 진정한 멋은 풍류에 있으며 자연에 순응하는 것이 진정한 멋이고 아름다움이라고 말을 맺는다. 궁금하던 조선시대의 여성 의류패션,헤어스타일을 만나는 재미도 쏠쏠하다. 박종호기자 nleader@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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