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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이품송 네 아들’ 분가

하루를 일년처럼 2006. 11. 2. 13:58

‘정이품송 네 아들’ 분가

[조선일보 유태종기자]

국립공원 속리산 정이품송(正二品松·천연기념물 103호)이 ‘네 아들’을 분가(分家)시킨다. 충북 보은군은 내속리면 상판리 정이품송 보호울타리 안에서 자라온 다섯 그루의 자목(子木) 가운데 넷을 내년 3월 정부대전청사 옆 천연기념물보호센터와 속리산 인근 소나무공원에 옮겨 심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10월 31일 큰 뿌리는 잘라내고 잔뿌리의 생장을 돕기 위한 ‘뿌리 돌림’ 작업도 무사히 마쳤다.

이 자목들은 충북도 산림환경연구소가 1980년 정이품송에 열린 솔방울의 씨에서 싹을 틔워 탄생시킨 것들. 이후 1996년 충북 개도(開道) 100주년을 맞아 어미 곁에 옮겨졌었다. 올해 수령(樹齡) 26세인 셈이다.



자식들이 10년간 함께 살던 어미 곁을 떠나는 이유는 보다 나은 생육환경을 찾아서다. 해마다 30㎝ 이상 자라 현재 키가 4~5m에 이르고, 뿌리 세력도 왕성해져 이대로 방치하면 어미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높다.

보은군 정유훈 학예연구사는 “어미와의 간격이 15m에 불과해 어미 보호를 위해 자목을 베어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미 주변에 둥글게 심은 자목들이 어미의 자태를 가리는 장애물이 되는 것도 분가의 또 다른 이유다.

수령 600여 년인 정이품송은 높이 16m로 우산 형태의 자태를 뽐내는 우리나라의 대표 소나무였다. 하지만 1980년대 솔잎혹파리에 감염돼 수세(樹勢)가 급격히 약해졌고, 설상가상으로 90년대 이후 여러 차례 강풍 피해를 입어 주요 가지가 부러지는 등 예전 자태를 거의 상실했다.

(보은=유태종기자 [블로그 바로가기 youh.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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