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벼락, 한반도에 年100만번

하루를 일년처럼 2007. 7. 31. 09:25

벼락, 한반도에 年100만번

 낙뢰 얼마나 잦은가


 

29일 북한산·수락산에서 발생한 참변을 포함해 이달 들어 전국에서 크고 작은 낙뢰(落雷)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우리나라에 떨어지는 벼락은 한 해 100만회 안팎 정도로 많지만, 실제 인명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는 드물어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앞으로 벼락의 위험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와 그에 따른 기후변화로 인해 벼락이 더 자주 발생하고, 더 강력해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벼락, 얼마나 많이 떨어지나

29일 기상청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우리나라에 떨어진 벼락은 모두 119만4170회였다. 하루 평균 3272회의 벼락이 땅이나 우리나라 인근 해역에 떨어진 셈이다. 최근 5년간 연도별 벼락 횟수를 보면 많게는 연 135만2424회(2003년), 가장 적게 떨어진 해도 93만304회(2004년)나 됐다. 기상청은 인천시와 강원 강릉, 제주 서귀포 등 전국 7개 지점의 ‘낙뢰 관측센터’에서 첨단 전자장치(센서)를 활용해 낙뢰 횟수와 벼락이 떨어진 위치 등을 집계하고 있다.

지역별 벼락 횟수는 전북 북부지역(완주군 일대)이 1만5366회로 가장 많았고, 제주도는 1321회로 가장 적었다. 서울에선 노원구가 261회로 최다였고, 금천구가 27회로 최소였다.

벼락과 번개는 다르다. 벼락은 땅이나 바다에 실제로 떨어지는 반면, 공중에서 ‘번쩍’ 하고 치는 번개는 구름과 구름끼리, 혹은 구름 내부에서 방전되며 불꽃이 생기는 현상이다. 이들 벼락과 번개가 발생하는 횟수는 연간 1000만회를 웃돈다. 기상청 이종호 관측기술운영과장은 “우리나라에선 한 해 발생하는 벼락과 번개 가운데 번개는 90% 가량, 벼락은 10% 가량을 차지한다”고 말했다.

벼락을 특히 조심해야 하는 달은 7월과 8월. 기상청에 따르면 2002~2005년 사이 8월 중 23만~60만회의 벼락이 떨어졌고, 7월에는 7만~40만회의 벼락이 떨어진 것으로 집계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수직으로 잘 발달된, 큰 덩어리 구름인 적란운(積亂雲)에서 흔히 벼락이 발생하는데, 보통 이 구름대가 가장 많이 형성되는 달이 7월이나 8월”이라며 “지표면에서 올라오는 뜨거운 공기가 대기 상층부의 찬 공기와 부딪쳐 대기가 불안정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더 많아지고 강력해진다

전문가들은 벼락의 빈도와 강도가 앞으로 더욱 잦아지고 강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이 같은 전망의 근거로 지구 온난화와 그에 따른 기상변동을 꼽고 있다. 부경대 오재호 교수(환경대기과학부)는 “지구 온난화와 벼락 간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현재 명확히 규명되진 않았지만, 적어도 상관 관계가 있다는 것만은 부인할 수 없다”며 “지구온난화로 지표면과 해수면의 온도가 올라가게 되고, 이것이 다시 대기 중의 수증기와 구름대를 더 많이 만들어내면서 벼락이 내려칠 확률을 점차 높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구온난화 현상뿐만 아니라 미세먼지를 비롯한 각종 대기오염물질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것도 강한 벼락을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서울대 이동규 교수(지구환경과학부)는 “사람들이 인위적으로 배출한 오염물질이 많을수록 대기 중의 수증기가 물방울로 더 쉽게 변하게 되고, 이는 또다시 집중호우와 벼락 같은 현상이 과거보다 더 자주 일어나게 하는 원인이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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