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이장 자리가 뭐길래…"
기사입력 2009-01-04 17:50 제2사회부 gnib@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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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 과역 이장 선출 놓고 주민 마찰
고흥군의 한 마을에서 새로운 이장 선출을 둘러싸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마을들이 연말이면 새로운 이장을 선출하는데 이 마을의 사례는 상당수 마을에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여전히 절름발이 자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흥군 과역면 S마을 청년회원인 김모씨 등은 "현재 임기 만료된 전임 이장 A씨(61)가 18년 동안 재임해 왔고, 총회를 앞두고 사임 의사를 밝혔음에도 전형위원 7명이 '밀실회의'를 통해 A씨를 다시 선출했다"며 이장 선출 원천무효를 선언했다.
이들에 따르면 마을총회 일정도 공지하지 않은 채 지난달 29일 아침 기습적으로 일부 남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이장 선출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마을에는 70여 가구 80여명이 살고 있지만 이날 남자들 21명만 참석했을 뿐 부녀자들은 아예 참석시키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이 마을 청년들은 지난달 30일 주민 40명의 서명을 받아 '이장 선출 무효 선언 및 임명 보류 신청'의 내용증명을 고흥군 과역면장에게 보냈고, 2일에는 50여명이 추천한 새로운 이장 추천서를 고흥군수 앞으로 보냈다. 이어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까지 준비하고 있다.
'고흥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는 이장은 마을개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자 중에서 읍ㆍ면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마을 총회를 통해 이장을 선출하는 게 관행이다.
한편 이장 임명권을 가진 양태호 과역면장은 "마을 주민들이 이장 선출에 대한 합의를 해 오지 않으면 이 마을에 대해 직접 관리체제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김씨 등 청년회원들은 "공무원도 아닌 마을 이장을 주민들의 의사로 결정해야지 읍ㆍ면장이 임명권을 가진다는 것은 오랜 전통에도 어긋나는 것 아니냐"며 "마을 이장 선출을 위한 전형위원들이 곧 이장이 추천한 개발위원이어서 이들이 거수기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고 이장 선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임 이장 A씨는 지난해 이 마을에 들어설 예정인 모 농업법인 공장부지의 불법 농로 포장 사건에 연루돼 처벌을 받은 바 있고, 마을 부녀자 성폭행 의혹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필 기자 cpk920@
제2사회부 gnib@gwangnam.co.kr
고흥군의 한 마을에서 새로운 이장 선출을 둘러싸고 마찰이 빚어지고 있다.
대부분의 마을들이 연말이면 새로운 이장을 선출하는데 이 마을의 사례는 상당수 마을에서 풀뿌리 민주주의가 여전히 절름발이 자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고흥군 과역면 S마을 청년회원인 김모씨 등은 "현재 임기 만료된 전임 이장 A씨(61)가 18년 동안 재임해 왔고, 총회를 앞두고 사임 의사를 밝혔음에도 전형위원 7명이 '밀실회의'를 통해 A씨를 다시 선출했다"며 이장 선출 원천무효를 선언했다.
이들에 따르면 마을총회 일정도 공지하지 않은 채 지난달 29일 아침 기습적으로 일부 남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이장 선출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이 마을에는 70여 가구 80여명이 살고 있지만 이날 남자들 21명만 참석했을 뿐 부녀자들은 아예 참석시키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자 이 마을 청년들은 지난달 30일 주민 40명의 서명을 받아 '이장 선출 무효 선언 및 임명 보류 신청'의 내용증명을 고흥군 과역면장에게 보냈고, 2일에는 50여명이 추천한 새로운 이장 추천서를 고흥군수 앞으로 보냈다. 이어 직무정지 가처분신청 등 법적 대응까지 준비하고 있다.
'고흥군 이장 임명에 관한 규칙'에는 이장은 마을개발위원회의 추천을 받은 자 중에서 읍ㆍ면장이 임명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마을에서는 마을 총회를 통해 이장을 선출하는 게 관행이다.
한편 이장 임명권을 가진 양태호 과역면장은 "마을 주민들이 이장 선출에 대한 합의를 해 오지 않으면 이 마을에 대해 직접 관리체제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김씨 등 청년회원들은 "공무원도 아닌 마을 이장을 주민들의 의사로 결정해야지 읍ㆍ면장이 임명권을 가진다는 것은 오랜 전통에도 어긋나는 것 아니냐"며 "마을 이장 선출을 위한 전형위원들이 곧 이장이 추천한 개발위원이어서 이들이 거수기 노릇을 할 수밖에 없다"고 이장 선출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전임 이장 A씨는 지난해 이 마을에 들어설 예정인 모 농업법인 공장부지의 불법 농로 포장 사건에 연루돼 처벌을 받은 바 있고, 마을 부녀자 성폭행 의혹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필 기자 cpk920@
제2사회부 gnib@gwangnam.co.kr
출처 : 흥양사랑모임
글쓴이 : 흥보국장(최정인)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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