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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하루살이로 산다

하루를 일년처럼 2011. 5. 29. 14:42

하루살이로 산다





      우리들 모두는 수행자다. 세속의 인연을 떨쳐버리지는 않았다 해도 삶의 목표를 진화에 두는 한 우리는 모두 수행자다. 아니, 세속에 발이 묶여 도무지 도(道)라는 것을 생각해 보지 않는다 해도 삶이 곧 진화냐 퇴화냐의 갈림길일진대 우리 모두는 원하건 원하지 않건 간에 수행자일 수 밖에 없다. 수행자이기에 우리는 지금 이 순간이 매우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왜냐 하면 순간순간마다 내 인생의 밭에 뿌린 마음의 씨앗은 영겁을 두고 싹이 트고 자라나서 내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예컨대 좋은 씨앗을 뿌리면 좋은 과보가 돌아 올 것이고 게으른 마음을 심으면 보잘 것 없는 결과가 돌아올 것이며 , 나쁜 씨앗을 뿌리면 나쁜 열매가 열릴 것이다. 그러니 어찌 한 순간인들 방심할 수 있겠는가. 오로지 매 순간마다 지금 할 수 있는 최선의 씨앗, 가장 질 좋은 씨앗을 뿌려야 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누구나 살아 있는 동안에 괴로운 일은 나로부터 멀리 있기를 바라고 오로지 즐거운 일, 흡족한 과보는 내 것이기를 간절히 원한다. 물론 그것은 가능하다. 누구에게라도 가능한 일이다. 살아서 움직이는 순간순간이, 나의 일거수 일투족이 선행이고 참회이면 된다. 지금 여기가 그대로 수행처면 된다. 그래서 수행자는 ‘하루살이’로 산다. 하루살이라니까 될 대로 되라는 식의 찰나주의·향락주의인 게 아니라, 지금 여기에 인생 전체를 쏟아붓는 식의 삶을 산다. 지금 여기서 씨앗을 심지 않으면 다시는 기회가 없을 것 같이 산다. 수행자들과 우리들의 삶은 바로 그 점에서 다르다. 우리들은 오늘보다 내일을 더 생각하고 내일에 희망을 건다. 내일이면 사정이 더 좋아지겠지, 오늘은 여건이 적당치 않으니 내일을 기약하자…는 식에 더 익숙하다. 그러나 내일은 없다. 오늘이 있을 뿐이다. 내일이 있다면 그것은 오늘의 결과로서 내일이지, 오늘과 무관한 내일은 없다. 고로 다가올 모든 내일은 오늘 속에 있다. 오늘 최선을 다 하면 최선의 내일이 그 속에 있고, 오늘 방일하면 흐트러진 내일이 또 그 속에 있을 뿐이다. 수행자는 그래서 하루살이로 산다
출처 : 구불회
글쓴이 : 덕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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