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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잎인연

하루를 일년처럼 2006. 12. 31. 23:50

      꽃잎인연 도종환 몸끝을 스치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마음을 흔들고 간 이는 몇이었을까... 저녁하늘과 만나고 간
      기러기 수만큼이었을까. 앞강에 흔들리던
      보름달 수만큼이었을까. 가지 끝에 모여와 주는
      오늘 저 수천 개 꽃잎도
      때가 되면 비 오고 바람 불어
      속절없이 흩어지리. 살아 있는 동안은
      바람 불어 언제나 쓸쓸하고
      사람과 사람끼리 만나고 헤어지는 일들도
      빗발과 꽃나무들 만나고 헤어지는 일과 같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