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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약복용시 금기에 대하여....

하루를 일년처럼 2006. 6. 1. 09:36

한약복용시 금기에 대하여....

 

편의와 속성速成으로 물든 현대 생활에선 약을 달이는 어쩔 수 없는 불편에다 약을 복용하는 데도 가리는 게 많아 한약을 쓰기가 어렵다는 말을 흔히 듣는다.

특히 어떤 한약을 복용할 때 따르는 금기 사항이 과연 확고한 근거를 가지고 있는지 의심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과연 한약 복용 시에 따르는 금기 사항은 아무런 근거가 없는 것일까?

각설하고 구체적으로 한의원에서 한약을 지어 주면서 특정 음식물을 삼가도록 하는 것은 각각 아래와 같은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1) 약효 손실을 방지하기 위해


예컨대 녹두는 여러 의서에서 `解百藥之毒(모든 약의 독을 푼다)`이라 밝히고 있는 바와 같이 모든 약효를 없앤다. 특히 녹두를 가열하지 않고 물에 불려 생즙을 내어 먹을 때, 그 해독 작용이 강하다. 따라서 익힌 숙주나물을 약간 먹는다 해서 별문제 될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약을 복용하면서 굳이 녹두가 든 음식(빈대떡 등)을 먹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녹두가 지닌 이러한 해독 작용 때문에 약을 잘못 복용하여 부작용이 났을 때, 녹두 생즙이 훌륭한 치료제가 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2) 보약은 주로 온열성(溫熱性) 이므로 냉성(冷性) 음식은 삼가야 한다.


보약을 복용할 경우 금기 식품에 드는 대표적인 음식이 배, 밀가루음식, 돼지고기 등이다. 밤에 잘 때 배를 차게 하면 배탈이 나기 쉽다. 

밀가루는 배보다는 그 냉성이 약하긴 하지만, 특히 여름철 양기(陽氣)가 체표(體表)에 머물러 신체내부가 냉할 때 냉성인 밀가루 음식을 먹어서 좋을 리가 없다. 돼지고기도 마찬가지다.

여름철 보신탕이라는 개고기는 신체 내부의 허한(虛寒)을 다스리는 온성(溫性)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온열성인 보약을 복용할 때에는 냉한성 음식을 삼가야 보약의 효과를 높일 수 있다.


3) 병세를 자극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예컨대 메밀은 한성(寒性)이면서 병의 기운을 발동시킨다. 닭고기와 돼지고기는 풍증(風症)을 일으키는 성질이 있으므로 고혈압 환자에게는 약을 복용할 때는 물론 평소일지라도 삼가는 게 좋다.


4) 장과 위의 기능을 손상시키지 않기 위해


약을 복용할 때 흔히 자극성 음식물을 삼가도록 하는 것은 장과 위의 기능을 손상시키지 않음으로써 약물의 흡수를 원활케 하기 위함이다. 따라서 파, 마늘 등 자극성 음식, 그리고 삶은 계란처럼 소화에 부담을 주는 음식은 그 자체의 성분이 아무리 좋다 하더라도 삼가는 것이 좋다.

아무튼 한약 복용 시의 금기 사항을 현대 과학으로 증명할 수는 없다.

그러나 수천 년의 체험이 축적되어 전래되어 온 금기 사항을 또한 현대 과학으로 부정할 수도 없는 현실이고 보면, 그때그때 해당 금기 사항을 지킨다는 것은 이로우면 이로웠지 해가 될 리는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