젓갈에 대해서
우리의 음식문화에 대해서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십니까? 음식은 그냥
배고프면 먹고, 그냥 굶기 싫어서 먹고, 이렇게 생각하신다면 당신은 우리 문화의 가장 아름다운 부분 중의 하나를 모른 척 하는 우를 범하시는
겁니다.
먼저 김치를 보죠. 김치는 우리의 대표음식이 되어 버렸습니다. 우리 딸네미가 김치를 좋아하게 만들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회유와 협박과 공갈을 했는지 모릅니다. 이제는 배추김치, 동치미, 총각김치(이건
여자애니까 당연히 좋아하나?), 거기에 탁 쏘는 향이 일품인 순무김치까지
좋아합니다. 솔직히 순무김치 뭔지 모르는 분 있죠?
그 김치의 맛을 좌우하는 게 뭐겠습니까? 젓갈이지요.
젓갈
얘기를 하려면 두장류 음식문화권에 대한 얘기가 먼저 나와야 합니다. 두장류는 콩을 발효시킨 음식을 얘기하죠. 거의 한중일이 중심이죠. 물론
두장은 아니지만 염장에 가까운 음식은 베트남의 넉맘
등도 포함이 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콩으로 만든 장은 모든 음식의 기본이 됩니다. 된장, 고추장, 간장, 막장, 토장, 쌈장 등등 한이 없습니다.
이 모든 음식의 기본은 콩입니다.
물론 강화도 등지에 가면 콩이 아니라 생선을 이용해서 만든 간장이 있습니다. 이건 베트남의
넉맘과 제조과정이 비슷하더군요. 한번 먹어보면 콩으로 만든 간장을 못 먹는다고 할 정도로 맛이 있습니다. 생선 비린내를 떠올리시면 곤란합니다.
제조과정은, 우리의 음식들이 모두 그렇듯이 손이 보통 가는 게 아닙니다.
그런 장맛에 더해 젓갈이 등장합니다. 생선은 아주 중요한
단백질 공급원이긴 하지만 보관이 무지하게 어려운 음식이죠. 그렇다고 지혜로운 우리 민족이 포기하겠습니까? 그래서 바로 젓갈이 등장합니다.
오늘 얘기할 주제에 겨우 다가왔습니다. 새우젓, 어리굴젓,
갈치속젓, 전복속젓, 토하알젓, 그리고 가자미식해가
오늘 얘기하고자 하는 젓갈의 대표선수들입니다. 보너스로 어란을
포함시키겠습니다.
새우젓
김장을 할 때,
새우젓 없이 할 수 있습니까? 멸치젓,
까나리액젓 등을
많이 쓰기도 하죠. 그러더라도 하다못해 생새우라도 몇 마리 안들어간 김장김치는 저는 상상할 수 없습니다. 새우젓은 부천이 유명하죠.
일제의 무기고로 쓰이던 동굴들이 부천지방에 많이 있습니다. 그 동굴을 현명하게 새우젓 발효장으로 쓰는 정도의 머리를 가진 민족은 우리밖에
없습니다. 한편으로 보기에는 슬픈 얘기죠. 토굴 새우젓, 정말 맛있습니다. 그 밖에도 새우의 종류나 만들어진 계절에 따라 육젓, 오젓,
세하젓, 추젓, 자젓 등으로 분류됩니다. 보쌈먹을 때 새우젓 찍어 드시죠? 그 새우젓, 라면같이 쉽게 만들어지는 거 아닙니다. 귀중한 우리의
문화입니다.
어리굴젓
굴은 정말 특이한
음식입니다. 이 대목에서 또 유머 하나.
프랑스에서 두
친구가 굴이 정력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를 하고 듣고 있었습니다. 자신이 없던 친구는 결국 커다란 굴을 12마리나 먹고 말았죠. 그리고는 다음날
전화 통화를 하죠.
□ 굴 먹은 친구 : “굴이 정력에 좋다는 것은 거짓말이야.”
□ 굴 권한 친구 : “그럴 리가.
자네 어제 12개나 먹지 않았나? 왜, 어젯밤이 별로 뜨겁지 않은 모양이지?”
□ 굴 먹은 친구 : “내가 무려 12마리나
먹었는데 그 중에 효과가 있는 건 7마리밖에 안되던데?”
생굴이나 잘 양념된 석화, 적당히 익히고 각종 향료를 얹어 나오는
서양의 굴요리도 좋지만 저장식품이라고 보기 힘들 정도의 향과 신선함을 유지하는 어리굴젓은 서양 사람들도 한번 먹어보면 놀라는 훌륭한 식품입니다.
한 번이라도 굴 요리를 먹어본 백인들은 잘 만들어진 어리굴젓을 맛보면 반드시 5키로짜리 한통 사갑니다.
갈치속젓
젓갈 이름이 속젓이면 대부분
내장으로 만든 젓갈입니다. 생선을 잡아서 살을 먹고 내장은 버리는 것은 전 세계적인 상식입니다. 그 상식을 무시하는 민족은 거의 우리민족밖에는
없죠. 서남해에서 많이 잡히는 싱싱한 갈치의 내장을 모아 염장해서 만든 갈치속젓.
전복속젓
전복은 예나 지금이나
무지하게 비싸서 함부로 접하기 어려운 음식이죠. 제주도에서 역시 전복은 심지어 해녀들도 맛보기 힘든(잡으면 작으나 크나 무조건 팔아야 하니까)
그렇게 귀한 음식입니다. 지리산 송이와
맞먹을 정도입니다.
그런 전복의 내장만 따로 떼어서 담근 젓갈이 바로 전복속젓입니다. 지금도 전복이 잡히는 양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제주도 전역에서 1년에 생산되는 전복속젓의 양이 500키로를 넘지 않아 팔지는 못하고 선주나 지역유지들만 겨우 맛보는 정도랍니다.
토하알젓
토하는 민물새우 중에서 특히
작고 검은색을 띠는 새우의 한 종류입니다. 주로 오염되지 않은 논이나 논 옆의 개울에 서식하는 종류인데 이제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답니다. 보통 새뱅이, 또는
또랑새우라고 불리우는데 민물새우 중에서도 그 수량이 적죠. 그 토하가 봄철에 알을 뱁니다. 그러면 논두렁에서 광주리로 새우를 떠내고, 그
새우 중에 새뱅이를 고르고, 그중에 알을 밴 놈을 고르면, 알을 눈꼽 만큼 따낼 수 있습니다. 숙달된 아주머니 대여섯 명이 하루 종일 잡으면 한
보시기정도의 알을 채취할 수 있답니다. 바로 그 알로 젓갈을 담급니다. 일단, 이거 아무나 먹겠습니까?
전설의 음식입니다.
그냥 토하젓은 토하젓이 아니라 소화젓이라고 부른다고 하더군요.
그걸 한 숟갈 먹으면 그렇게 소화가 잘 될 수가 없어 토하가 아니라 소화젓이라는 거죠. 향은 미미하고 깨끗한 편이었습니다.
토하알젓.. 죽기 전에 한번 먹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얘기를 꺼내 봤습니다. 우리 민족, 진짜 징한 민족입니다. 그런 음식을
만들 생각을 하다니.
가자미식해
가자미, 넙치,
도다리, 광어를
구분할 줄 아십니까? 가오리와 홍어도
구분 못하신다고요? 눈이 붙어 있는 방향으로 도다리와 광어를 구분하는 것은 아시죠? 주둥이를 보는 사람 쪽으로 돌려놓고 눈이 왼쪽으로 쏠리면
광어, 오른쪽이면 도다리입니다. 좌광우도!!
넙치는 광어랑 같은 겁니다. 가자미는 도다리랑 유사하지만 더 넓은 명칭입니다. 가자미
중에 물가자미,
참가자미,
도다리, 노랑가자미
등등등 뭐 이런 식이죠.
그 가자미 중에서도 참가자미를, 참가자미 중에서도 크기가 어른 손바닥을 넘지 않는 놈을 잡아서
가자미식해를 만듭니다. 남한에서는 식해는 삭힌 물고기를 뜻하고, 식혜는 밥알 삭힌 것이 동동 뜬 감주라고도 하는 그런 음료를 말하죠.
그 가자미를 소금에 절입니다. 절대 물로 씻으면 안됩니다. 민물이 닿으면 바닷고기는 삼투압현상 때문에 살이 물러지거든요. 충분히
절인 후 꺼내어 지느러미와 아가미, 내장을 제거합니다. 그리고는 절인무, 각종 양념, 고슬고슬하게 지어서 삭힌 좁쌀밥과 함께 잘 버무려서
숙성시킨 후 꺼내어 먹는 것이 가자미식해입니다. 기존의 젓갈과는 달리 씹을 거리가 있고 고기가 있습니다.
이건 전통적인 함경도
음식입니다. 맵긴 하지만 절대 짜지 않습니다. 짠 가자미식해는 남쪽에서 어거지로 담근 유사품일 뿐이죠. 북쪽 출신 분들은 이 가자미식해를 안하면
한해를 보내지 못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김장때 의례히 담가야 하는 음식이죠. 한겨울에 윗풍 쎈 방에 앉아 귀는 빨갛게 얼어가면서 얼음
떠있는 육수에 만 냉면과 가자미식해, 40도가 넘는 평양소주, 이것이 바로 함경도의 문화인 것입니다.
어란
3월에서 5월이면 참숭어가 산란을
합니다. 숭어는 참숭어가 있고 가숭어가 있는데
항상 그렇듯이 ‘참’자가 들어가는 게 훨씬 맛있겠죠? 그 때 숭어를 잡아보면 두 줄로 알이 꽉 차있는 것이 보입니다. 명태의 알, 명란보다 더
크죠.
그 숭어의 알을 터뜨리지 말고 잘 꺼냅니다. 그리고는 잘 담근 간장에 절이죠. 소금이 아니라 간장입니다. 그러면 어란의
색은 약간 짙은 갈색에서 검은 색을 띠게 됩니다.
그걸 꺼내어 맑은 샘물에 담가 씻고 그늘에서 말립니다. 그리고는 설탕을 섞은
참기름을 붓으로 잘 바릅니다. 또 말리고 또 참기름 바르고 또 말리고 또 참기름 바르고. 만들기 무지 힘듭니다. 그리고는 잘 눌러서 말립니다.
이제 알은 딱딱하게 굳었죠. 이것을 잘 드는 칼로 얇게 저밉니다. 그리고는 접시에 예쁘게 담죠.
전통적인 양반가의 술안주가
됩니다. 상식으로 생각해 봐도 아주 고단백의 술안주가 되겠죠. 맛은 달콤하면서도 짭짤합니다. 물론 알이니만큼 고소한 맛이 강하죠. 우리 선조들은
우째 이런 음식을 만들어 냈을까 하는 감탄이 절로 납니다.
젓갈들을 통해서 우리 민족의 지혜를 봅니다. 우리 민족의
풍류를 봅니다. 우리 민족의 치열한 생존 본능을 봅니다. 그리고 맛을 봅니다.
한국전통음식 - 발효식품- 젓갈
우리
나라 젓갈과 식해류의 종류
구분 |
원 료 |
제품의 종류 |
젓
갈
류 |
어 류 |
가자미젓, 강달이젓, 고노리젓, 고등어젓, 갈치젓, 까나리젓, 꽁치젓, 능성어젓, 눈치젓, 대구젓, 도루묵젓,
도미젓, 돌치젓, 동태젓, 등피리젓, 디포리젓, 매가리젓, 멸치젓, 모챙이젓, 민어젓, 반지젓, 뱅어젓, 밴댕이젓, 송애젓, 뱀장어젓, 웅어젓, 자리젓,
전어젓, 정어리젓, 준치젓, 황숭어젓 등 |
갑각류 |
갈게젓, 겟가제젓, 게장, 게젓, 고개미젓, 곤쟁이젓, 꽃게젓, 농발게젓, 능갱이젓, 대하젓, 돌게젓, 바다게젓,
박하지젓, 방게젓, 백하젓, 벌떡게젓, 부새우젓, 새우젓, 새우맛젓, 새우액젓,
새하젓, 썰게젓, 오젓, 육젓, 자젓, 중하젓, 참게젓, 청게젓, 털게젓, 토하젓, 피앵이젓, 화란게젓, 황발이젓
등 |
연채류 |
꼴뚜기젓, 굴젓, 낙지젓, 대합젓, 동죽젓, 맛젓, 모시조개젓,
바지락젓, 백합젓, 소라젓, 오분자기젓, 오징어젓, 어리굴젓, 조개젓, 한치젓
등 |
어패류의 내장·아가미 |
갈치속젓, 게웃젓, 고등어내장젓, 대구아가미젓, 민어아가미젓, 명태아가미젓, 뱀장어 창젓, 전어밤젓, 조기속젓,
조기아가미젓, 창란젓, 해삼창자젓 등 |
어패류의 생식소 |
게알젓, 고등어알젓, 대구알젓, 대구이리젓, 명란젓, 복어알젓, 새우알젓, 성게알젓, 숭어알젓, 연어알젓, 장대알젓, 조기알젓, 화란젓
등 |
식
해
류 |
어 류 |
가자미식해, 갈치식해, 광어식해, 노가리식해, 대구식해, 도다리식해, 도루묵식해, 멸치식해, 명태식해,
뱅어식해, 우럭식해, 전어식해, 전갱이식해, 조기식해, 쥐치식해, 홀때기식해, 횟대식해 등 |
연채류 |
고동식해, 낙지식해, 대합식해, 마른 오징어식해, 문어식해, 오징어식해, 한치식해
등 |
어란 및 아가미 |
명태아가미식해, 명태창자식해, 명란식해 등 |
월별 젓갈의 종류
월별 |
젓 갈 종 류 |
1 |
명란젓, 창란젓, 어리굴젓, 뱅어젓 |
2 |
어리굴젓 |
3 |
꼴뚜기젓 |
4 |
꼴뚜기젓, 조개젓, 조기젓, 황석어젓, 대합젓,
홍합젓 |
5 |
조기젓, 멸치젓, 준치젓, 소라젓, 정어리젓, 뱅어젓 |
6 |
갈치젓, 오징어젓, 새우젓 |
7 |
오징어젓, 곤쟁이젓 |
8 |
오징어젓, 대합젓 |
9 |
실치젓 |
10 |
토하젓, 명란젓, 창젓 |
11 |
전복젓, 명란젓, 어리굴젓 |
12 |
굴젓, 뱅어젓 |
각 지방의 젓갈
지 방 |
젓 갈 종 류 |
서울·경기도 |
비웃젓(청어), 조기젓, 오징어젓, 새우젓 |
충 청 도 |
어리굴젓, 굴젓, 꼴뚜기젓, 해피젓(바지락조개), 새우젓, 소라젓, 밴댕이젓, 곤쟁이젓, 꽃게젓, 박하젓,
싸시랭이젓(꽃게의 새끼), 낙지젓, 민어아가미젓, 까나리젓, 홍합젓, 멸치젓, 조기젓 |
강 원 도 |
명태포식해, 서거리젓(북어아가미), 명란젓, 창란젓, 조개젓, 방게젓, 오징어젓, 북어밥식해, 도루묵식해,
명란식해, 멸치식해 |
경 상 도 |
멸치젓, 꽁치젓, 성게젓, 대구포젓(대구아가미), 대구알젓, 호리가젓(꼴뚜기), 조기젓, 뱅어젓, 굴젓,
해삼창자젓, 갈치속젓(갈치내장), 전복젓, 가자미식해, 밀양식해(북어, 마른 오징어) |
전 라 도 |
굴젓, 고흥석화젓, 돔배젓(전어내장), 대합젓, 고록젓(꼴뚜기), 황석어젓, 갈치속젓, 전복창자젓, 벌떡게게장,
콩게젓, 뱅어젓, 조기젓, 고노리젓, 백하젓, 민새우젓, 밴댕이젓 |
제 주 도 |
자리젓, 고등어젓, 깅이젓, 멸치젓, 게웃젓(곤쟁이) |
황 해 도 |
까나리젓, 연안식해, 참게젓 |
평 안 도 |
게알 젓, 대하알젓, 조개젓(대합), 건댕이젓(곤쟁이) |
함 경 도 |
연어알젓, 가자미식해, 동태식해, 도루묵식해, 대구젓, 창란젓, 명란젓
|
젓갈의 선택기준
1) 젓갈의
필수조건
적당한 염농도와 신선한 생선이어야 한다. 저장장소는 온도가
10∼15℃ 이하의 서늘한 곳이 좋다. 그릇은 공기 접촉을 적게 하기 위해서 깊고 입이 좋은 오지그릇(단지, 항아리)이 좋으나, 해로운
유약(납)을 쓴 것은 불량하다. 플라스틱도 장기 저장에는 해롭다. 작은 양은 유리그릇을 사용한다. 젓갈의 저장시에는 맨 위에 소금을 듬뿍
덮고 끓는 물에 소독한 짚으로 누른다. 여기에 다시 무거운 돌로 눌러 젓갈 재료가 국물에 잠길 수 있어야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꺼내 먹을
때도 건더기가 국물 위에 들지 않도록 조심하며, 물기 없는 숟가락을 사용한다. 젓갈 담글 때 오랫동안 익힌 후 먹는 밴댕이젓이나 소라젓
등은 굵은 소금을 쓰고, 담근지 얼마 지나지 않아 먹는 창란젓이나 조개젓은 고운 소금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
2)젓갈의
선택
새우젓으로 2월에 생산하는 동백하젓은 희고 깨끗하며, 5월에 생산하는
오젓은 어체가 견고하지 못하고 붉 은빛을 낸다. 6월에 생산하는 육젓은 어체가 크고 흰 바탕에 묽은 색이 섞여 있다. 9월에 생산하는 어젓은
붉은 색을 띠며 잡어가 섞여 있다. 10월에 생산하는 추젓은 어체가 연약하고 희다. 젓갈이 잘된 것은 새우의 형태가 변하지 않고 단맛이
있으며, 액즙이 백색으로 맑다. 변질되면 검게 변하고 단맛이 없어지며 육질이 녹아서 젓국이 혼탁하고 악취가 풍긴다. 김장 김치에는 어체가 굵고
흰 바탕에 붉은 색이 섞여 있는 질 좋은 육젓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멸치젓은 뼈가 만져지지 않은 정도로 푹 곰삭은 것이 좋고, 비린내나
기름기가 없는 것이 좋다. 숙성되면 투명한 윗물이 고이는데 이를 젓국이라 하며, 짙은 갈색을 띤다. 젓국에 비린내가 남아 있으면 숙성이 불충분한
것이고, 웃물에 기름기가 남아 있으면 기름이 산패하여 쓴 맛과 떫은맛이 난다. 일반적으로는 한번 폭 끓여서 맑은
젓국을 겹체에 받쳐 국물만 쓰는데, 오랫 동안 김치를 먹으려면 끓이지 않고 생젓을 이용한다. 우선 먹을 김치에는 멸치젓, 황석어젓을 쓰는데 설이
지난 뒤 늦게 먹을 김치라면 멸치젓보다는 새우젓을 넣는 것이 아주 좋다. 봄에 담근 것을 춘젓, 가을에 담근 것을 추젓이라 하며, 춘젓이 가을에
담근 추젓에 비하여 맛과 질이 우수하다. 멸치크기는 너무 작거나 큰 것보다는 중간 크기가 좋고, 뼈와 머리가 많이 섞인 것일수록 좋은 젓갈이다.
조개젓은 7월 말∼8월 중순 사이에 구입한다. 조개발과 조갯살이 붙어 있는 것을 골라 손으로 만져보아 느낌이 단단한 것이 좋다.
정어리젓은 발효가 6개월 이상 연장되어 육질이 분해하여 용출될 때 정어리젓국으로 이용된다. 정어리젓의 색깔은 적갈색으로 독특한 구수한
냄새를 낸다. 특히 뒷맛이 구수하다. 조기젓의 조기는 눈이 들어가지 않고 비늘에 윤기가 있으며 아가미는 붉고 선명하며 살에 탄력성이 있는
것으로 있는 것으로 골라 담근다. 조기젓은 되도록 5월 중순∼6월 중순의 조기철에 담근다. 조기젓은 젓국이 맑고 표면이 약간 누른 빛이 있는
은빛을 띤다. 1년 이상 숙성하여 조기젓국을 만든다. 황석어젓은 5∼6월에 나는 싱싱한 황석어로 담그는데 조기젓과 같은 방법으로 담근다.
황석어젓은 노란 기름이 뜨고 속이 노르스름한 것이 상품이며, 속이 시커먼 것은 물을 탄 것이므로 주의한다. 비싼 조기젓 대용으로 많이 사용하다.
독특한 냄새, 비린냄새와 구수한 뒷맛이 일품이다. 모든 젓갈은 맛을 보고 구입하는데, 너무 짜지 않고 재료가 물러지거나 흐물거리지
않으며, 싱싱한 느낌이 나는 것을 선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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