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FTA 홍보” 공문 파문…정부 논리 전파
[경향신문 2006-09-23 09:27]
교육부가 정부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추진을 홍보하고 학교내 ‘반 FTA 활동’을 막기 위해 교육청과 각급 학교에 내려보낸 공문들. /최순영 의원실 제공 |
교육인적자원부가 사회적으로 찬반 양론이 팽팽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 대해 정부 논리를 홍보하는 교직원 연수를 추진하고, 대학내 ‘반(反) FTA’ 활동 금지를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교총과 전교조 등 교육단체들은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1970~80년대식 정부홍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 최순영 의원은 22일 이 같은 내용의 교육부 공문을 공개하고 “마치 한·미 FTA 찬성을 위한 전시동원체제를 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교육부는 지난 18일 시·도 교육청과 대학에 보낸 공문에서 “일부 교육계에서 극단적인 논리 전개로 학교 현장의 올바른 이해를 저해하고 불필요한 불안감을 조성하고 있다. ‘한·미 FTA 바로 알기’에 대한 홍보 노력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특히 시·도 교육청별로 직장교육 및 교원연수 계획을 수립, 추진 실적과 함께 20일까지 보고토록 했다. 대학에 대해서는 “학보사로 송부된 홍보자료들을 도서관 입구 등에 비치하여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조치해 달라”고 지시했다.
교육부는 지난 21일에도 대학에 공문을 보내 “FTA 반대 단체의 학원가 분위기 선동 등 정치적 목적에 이용되지 않도록 학생지도에 철저를 기하여 주시기 바란다”고 요청했다.
서울의 한 대학은 민노당 학생위원회가 22일 학내에서 열려던 한·미 FTA 반대 서명운동 행사를 허가했다가 이 공문을 들어 뒤늦게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육부 자체적으로 결정한 일”이라며 “한·미 FTA는 정부 차원에서 추진 중인 사업이므로 교육부가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하지만 교원·학부모 단체들은 일제히 반발했다. 교총 한재갑 대변인은 “한·미 FTA 체결보다 더 중요한 것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이라며 “참여정부마저 교육을 정치에 이용하려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철호 전교조 참교육연구소장도 “정부 시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기 위해 교사들을 동원하는 것은 1970~80년대로 돌아가려는 것”이라며 “전교조의 계기수업을 이념주입이라며 억압하던 교육부가 나서서 계기수업을 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말했다.
참교육학부모회 김현옥 회장은 “교사들을 연수시켜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른바 의식화 교육을 하겠다는 것”이라며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창민·김재중기자 hermes@kyunghyang.com〉
- 대한민국 희망언론! 경향신문, 구독신청(http://smile.khan.co.kr) -
ⓒ 경향신문 & 미디어칸(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문화·황당·게임 > 황당세상에·쇼킹'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 몸을 먹으러 오세요!' 빵으로 만든 이색자화상 전시회! (0) | 2006.09.26 |
---|---|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집중 조명합니다 (0) | 2006.09.26 |
한 스푼에 14만원, 세계 최고가 마멀레이드 (0) | 2006.09.23 |
몸통 잃고 머리만 남은 랍스터, 1년 넘게 ‘팔팔’ (0) | 2006.09.23 |
몸에서 나온 전기로 생선 굽는 ‘전기여인’ (0) | 2006.09.23 |